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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거품으로 하얗게 보이는, 따뜻한 물로 채워진 욕조. 4, 18, 21, 4, 1... 라디오파를 통해 송신되는 복권 당첨 번호를 들으며 목욕하는 남자. 은제 식기류로 가득 차 덜그럭거리는 현대식 식기 세척기.

바람이 연무를 걷어낸다. 형사 한 명이 차단기 뒤편에 서 있고, 산들바람은 그의 머리를 휘감는다.

지표면은 구덩이들로 움푹 패여 있었다. 새까만 물질을 가득 채운 무거운 트럭들이 밀려들기 전까지, 아이들이 그곳에서 노닐고는 했다. 토지 소유자들은 돈을 쏟아부어 구덩이를 메웠다. 도로는 상업의 흐름에 있어 대동맥과도 같은 존재이므로.

화학적으로 달콤한 냄새. 길 건너편에는 잊혀진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그 지붕은 부식되어 구멍이 뚫려 있다. 눈송이와 물방울으로 흠뻑 젖은 느릅나무가 건물을 지키고 있다.

길은 매끈하고도 얼룩덜룩하다. 움푹 패였던 구덩이는 검은 아스팔트로 메워졌고, 이전에 포장된 아스팔트는 이미 잿빛으로 변했다. 저 멀리로는 공동주택이 줄지어 세워지는것이 보인다.

보통 · 소름 ≥ 4
찬 공기가 상쾌하다. 공기 중에는 소금기가 느껴진다. 바다에서 바람이 밀려 들어와, 콧수염을 간지럽힌다.

보통 · 소름 ≥ 4
깊은 바닷속, 병사들의 철모가 모래와 진흙 아래 깊숙이 파묻혔다. 그들의 손가락뼈, 쇄골뼈까지도 물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그리 말해주니 기쁘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 수많은 낱말이 있는 곳, 너와 꼭 닮은 그곳 앞에서... 다시 내 목소리를 들어보거라...

난 항상 네 곁에 있었다... 수많은 낱말이 있는 곳, 너와 꼭 닮은 그곳 앞에서... 다시 내 목소리를 들어보거라...

난 이곳에 있다... 부디, 내 말을 듣거라... 비록 듣기 어려울 테지만…

용서해라... 다른 방법이 없었다... 부디, 수많은 낱말이 있는 곳, 너와 꼭 닮은 그곳 앞에서... 다시 내 목소리를 들어보거라...

이건 결합과 재결합에 관한 얘기야... 하지만 난 너무나 약해... 권력과 체계가 조화를 이루는, 공업 지역에서 내 목소리를 들어줘...

날 찾아줘... 권력과 체계가 조화를 이루는, 공업 지역에서 내 목소리를 들어줘...

권력과 체계가 조화를 이루는, 공업 지역에서 내 목소리를 들어줘... 이곳에서의 내 힘은 너무나 약해...

너에게 다가가는 게 점점 어려워져... 내 말이 얼마나 잘 들릴지도 모르겠어...

고향의 꽃이 말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봐... 나는 길을 잃었어... 제발....

날 용서해라... 난 그저 재결합을 원할 뿐이다... 어디인지 알아내려 노력하고 있으니... 고향의 꽃에 귀 기울여 보거라...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