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503- 이 청바지에는 손을 푹 찔러 넣기에 안성맞춤인 주머니가 붙어있어. 입으면 멋져 보이고, 침착해 보이고, 차분해 보이게 해 줄 거야.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 다시 느껴진다. 계피향이 곁들어진 살구의 향기다. 먼 여름이 끝나는 냄새, 다른 행성에서 나는 표면 향취, 혹은 어떤 고대 사원에서 풍기는 내음이 느껴진다.
-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는 거야 멜트다운 경찰?
- 느껴지나?
- 탈출 버튼에 손가락을 올리다니, 넌 잠재적인 자살 경찰이로군. 이 삶을 던져버릴 준비는 마쳤어! 넌 어떻지?
- 수사관 선생님! 당신께선 숨겨진 공간이나 잠긴 구역을 확인하지 않고는 도저히 못 넘어가시는군요!
-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 돔 모양 플라스틱 부표가 여전히 흔들리는 갈대 사이에서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 저기 있는 저 갈대 무리. 뭔가 숨기기에는 딱인 거 같은데. 길가에서는 멀고, 물가와는 가까워.
- 야! 돌로레스 데이 성하는 작은 조각상들을 좋아했어, 맞지? 그녀의 손가락으로 작은 사람들을 들고 있는걸 좋아했다고. 기억나?
- "이걸 어디다가 썼냐니..." 노인은 당신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사람 죽이는 데 썼다네."
- 반으로 접힌 도서관 카드는 아직 약간 축축하다. 앞면에 "중부 잼록 구립 도서관 회원증. 빌리 메쟝에게 발급. '53년 7월 만료."라고 쓰여있다.
- "잠시만요..." 종이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 쓰레기통에는 포장지, 빈 담뱃갑, 구겨진 케밥 포장지가 있다.
- "그쪽에서 책을 빌렸던 빌리 메쟝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습니다."
- "진심이십니까?" 순간 경위의 표정이 침울한 표정으로 바뀐다.
- "그래서, 사망 소식 전달은..." 그녀의 집을 떠나자마자 경위가 입을 연다.
- "이제 노인을 본토로 이송하기만 하면 됩니다." 씁쓸한 미소가 떠오른다. "정말로 해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