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평정
화자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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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디로 사라진 거지?" 그는 긴장한 모습이다. "신장결석이나 퇴행성 관절염 같은 게 아니었으면 좋겠군. 언제라도 나와서 공 던지다 대가리에 총알 맞을 준비가 돼 있을 거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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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역시 그렇구먼." 노인은 약간 안도한 듯하다. "아주 그냥 쌔빠지게 아팠으면 좋겠네, 땀 흘리듯 피를 흘렸으면 좋겠어. 무려 일주일이나 공놀이를 못 한다니, 아주 고문이 따로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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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같은 전쟁의 참전 용사들이었다. 서쪽 어딘가의 탄광시에서는, 그의 적군이 어두운 방 안 시신 안치대에 올려져 있다. 곧 노인 또한 지역 납골당에서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두 남자 사이의 전쟁은 그렇게 절반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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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으로 22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 마르티네즈. 그곳에서 위성경관 장 헤론 비크마르는 불안해하는 걸음걸이로 잔교 근처를 서성거린다. "도대체 뭘 하길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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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래, 그렇겠지..." 노인은 혼자서 중얼거린다. "아마 신장결석 같은 거에 걸렸을 거야. 죽어라 아팠으면 좋겠네. 그럼 나와서 공 던지는 짓거리도 더는 못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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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코뮌주의자가 당신을 바라본다. 검은 열매 같은 눈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흔들릴 뿐이다. "너무 오래 기다린 거야...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 새끼가 먼저 죽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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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람 죽는 거 한두 번 본 줄 아나? 나는 그런 것만 보면서 산 사람이야. 조지고 죽는 거... 우리가 꿈꿨던 다른 계획들, 사랑을 나누고. 창백을 정복하고. 그런 것도 다 조져버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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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정상적인 상태가 전혀 아니에요. 오늘 같은 날도 수많은 암울한 날 중 하나일 뿐이겠죠. 무언가 이질적인 게 그의 정신을 붙들어 매고 있어요. 이 모든 걸 견뎌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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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상이지. 투쟁하는 우리에겐 모든 것이 가능하다. 라디오 탑과 어른들이 들려주던, 파란만장한 젊은 시절을 장식해준 아름다운 전단지가 보여주던 바로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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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화가 잠시 번뜩인다. "무릇 인간이란 존재는 서로에게 관심을 갖지. 내 관심을 끌었던 건... 그 자식 대가리가 터지는 걸 관찰하는 거였는데, 이젠 그냥... 다 좆까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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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 아니잖아! 이렇게 오래 안 나타날 리가 없는데..." 늙은 코뮌주의자가 당신을 바라본다. 검은 열매 같은 눈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흔들릴 뿐이다. "너무 오래 기다린 거야...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 새끼가 먼저 죽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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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문제만 갖고 박박 긁어대는군... 자네 모럴린테른 원숭이들이 하는 일이라곤 채널 4에서 헛소리 하는 걸 이어나가면서, 부자들이 착취하기 쉽게 밑밥이나 깔아주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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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넨 부자들이 그런 사소한 인종 놀음에 관심이나 가질 것 같은가? 세상을 손안에 쥔 사람이? 그 터무니없는 도덕론적 혼잣말에 비웃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는 죽어버린 불씨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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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들은 피부색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네. 그 자식들은 세계를 지배하지. 그러면서 자네의 도덕론적 혼잣말을 비웃는 거야." 그는 죽어버린 불씨를 응시한다.
- "그리고 그 쓰레기 같은 인종론 말이지. 그거 잘 갖고 다니게. 부자들을 위해 채널 4에서 헛소리나 계속 지껄이란 말일세. 노동 계급의 결속을 내부에서 무너뜨리란 말이야." 그는 죽어버린 불씨를 응시한다.
- "부자들이 자네를 이렇게 방치한 거라네... 퉁퉁 부어오른 얼굴에다 대고 손짓이나 하고 자빠지게 만들었단 말이야. 그 새끼들은 자네 위에도 군림하고 세계도 지배하지. 그러면서 자네가 꼼지락거리면서 사는 꼴을 비웃는 거야." 노인은 죽어버린 불씨를 응시한다.
- "자넨 부자들이 그런 사소한 인종 놀음에 관심이나 가질 것 같은가? 세상을 손안에 쥔 사람이? 그 터무니없는 도덕론적 혼잣말에 비웃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는 죽어버린 불씨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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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진지한 얘기나 좀 해봅시다. 지금 여긴 현실 세계입니다. 그 말인즉슨, 누군가는 어떠한 피부색을 띠고 있을 테고, 그 사람은 그 사람만의 의견을 갖고 있을 거란 얘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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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현실 세계를 본 적이 있어. '06년도, 깃발이 펼쳐진 날. 젊은이들은 행진하고, 모두가 모두에게 친절했던 세상을... 별들 사이에서 영원을 꿈꾸었던 세상을. 그런데 여긴..." 노인은 시선을 내려 잿더미를 바라본다. "창백이 다가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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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이지." 그는 끄덕인다. "창백이 이 모든 걸 삼켜버릴 거야. 바다, 하늘, 도시... 얼마 안 남았어. 더는 진지한 생각을 할 필요도 없다네." 노인은 고개를 젓는다. "우린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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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이 얘기를 꺼내려 드는 지 모르겠군. 너희 도덕주의자 부류의 인간들은 평생을 그 인종주의적 담론에 빠져서 산단 말이지. 지배 계급이 착취할 수 있도록 밑밥을 깔아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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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도덕주의자 부류의 인간들은 모두 미확인 파시스트야. 자극적인 인종론에 평생을 가담하고, 채널 4에서 나오는 헛소리를 이어나가면서, 지배 계급이 착취하기 쉽도록 밑밥이나 깔아주는 역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