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망각의 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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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밀즈는 풀 수 없는 사건에 홀로 매달려 있었어. 정말 골 때리게 어려운 사건이라고 하던데. 사건에는 거의, 한 달 동안 매달려 있었고, 결국 경감의 참을성이 바닥나버렸지. 밀즈, 머리 싸맬 시간에 그냥 때려치라고. 라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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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즈는 결국 사건을 때려치지 못했고, 몇 주간은 더 매달려 있었어. 뇌세포를 쥐어짜고, 온갖 말도 안되는 가설을 실험했음에도 물담배바 살인사건은 풀 수 없었지. 밀즈는 그 사건이 자기가 맡았던 사건 중 가장 어려운 사건이라고 회고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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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밀즈가 풀지 못한 사건이 너한테 넘어간 거야. 사건 개요를 읊어보자면, 우선 물담배바에서 한 젊은이의 시체가 발견되었어. 여기서 물담배바가 뭔지 잠깐 설명하자면, 자리잡고 앉아 풍선껌맛 증기나 온종일 빨아대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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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어쨌건, 20대의 젊은이가 한낮의 물담배바 바닥에서 머리가 깨진 상태로 발견되었어. 그 날엔 고객 한 명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나 봐. 피해자의 건강도 별 이상이 없었고. 뭔 영화 프로듀서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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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고 나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피해자는 아침부터 점심까지 줄곧 수박맛 물담배나 빨고 있었거든. (단골고객이었지.) 걸려온 전화조차 없었고, 15시 45분까지 파이프나 쪽쪽대고 있었을 뿐이었다고. 그런데 갑자기, 콰직. 머리통이 깨져 온 사방에 피를 흩뿌리며 죽어버린 거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었을까?
밀즈는 도통 사건을 해결할 수 없었어. 투명한 암살자의 짓이라 그러던데. 피해자가 관계된 영화 계약은 쫑이 났고, 카운터를 보던 직원이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무혐의였고, 건장한 사내가 그냥 픽 쓰러져 죽어버린 괴상한 사건으로 남는 듯했지. 넌 조사를 위해 물담배바에 갔고, 쿠션이 놓인 테이블을 봤어. 테이블은 낮았고, 묵직했으며, 모서리가 뾰족했지...
보라고! 사건수첩을 읽고만 있는데도 자동으로 수사모드로 들어가잖아. 맞아. 알고 보니 물담배도 어떤 효과를 내긴 하더라고. 뇌로 향하는 산소 공급을 끊어버리는 거였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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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담배를 하고 있었지. 얘기 안 했나? 모르겠네. 영화 대본 작업 중이었을지도. 어쨌건 그게 물담배집 살인사건의 진상이었어. 조셉 밀즈는 멍텅구리 형사였고. 이 이야기를 읽기 위해 30분을 보냈네.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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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완전 시간낭비지. 어쨌건, 20대의 젊은이가 한낮의 물담배바 바닥에서 머리가 깨진 상태로 발견되었어. 그 날엔 고객 한 명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나 봐. 피해자의 건강도 평소에는 별 이상이 없었고. 뭔 영화 프로듀서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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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밀즈는 쓸모없는 놈이었어. 유머 센스도 구렸고. 밀즈의 농담보다 구리고 저질인 농담은 들어본적도 없었지. 그런데도 그 사건에 몇 달을 매달려있었어. 세기의 대 사건이라고, 완전범죄라고, 용의자가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하면서 이 좆같은 물담배바 이야기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절거렸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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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J.M.(이니셜만 적혀 있다)과 함께 사건 신고를 받은 어느 날, 비야로보스의 갱단 놈들에게 맞아 죽었지. 슬픈 이야기지만 네 사건수첩에는 나와있지 않아. 그만 어물쩡대고 빨리 물담배바 살인사건 얘기로 넘어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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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끔찍한 이야기야. 41번서에서 멀지 않은, 잼록 중부에 약 200명이 거주하는 8층 아파트가 있었어. 1월 어느 날, 눈 내리고 끔찍하게 춥던 날, 자정 조금 넘어서 누가 아내를 폭행하고 있다고 신고가 들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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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신고 전화를 받았어. 받을 사람이 너밖에 없었거든. 그래서 네가 출동했지. 폭행은 8층에서 일어나고 있었어. 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어. 건물이 끔찍하게 낡아서 온 사방에서 삐걱이는 소리가 났지. 지옥같이 추웠고. 콘크리트 판넬에, 쥐도 많았어.
사건 현장도 그만큼 끔찍했어. 네가 도착했을 때 남편은 이미 자리에 없었어. 아내는 눈이 부어서 보이지도 않고, 얼굴은 풍선만 해진 데다, 입술은 터져있었지. 그렇게 맞아가면서도 남편을 떠날 순 없었어. 경제 공동체였거든. 아름다운 공동주택의 아름다운 일상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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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은 그래. 네가 오줌을 싸던 도중에, 벽에 커다란 틈이 있는 걸 봤어. 건물 외벽에 말야. 강추위가 그 사이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어. 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건물 벽을 올려다봤지. 그 틈은 어느 새 건물 외벽 전체를 가로지르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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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넌 경찰학교에서 이런 상황에 대비해 교육을 받았어. 각자 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특기를 하나씩 받아. 소방 안전, 응급치료 등등. 네 특기는 건축물 안전 규정이었고. 네가 교육에서 배운 내용에 따르면, 네 눈 앞의 건물은 지금 무너지고 있었지.
바로 그 날은 아닐 수 있어. 그 다음 날도 아닐 수도 있고, 그 다음다음 날도 아닐 수도 있지만, 결국 언젠간 무너질 건물이었어. 물리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그 안에 사는 200명은? 당연히 건물과 함께 무너질 운명이었지. 입술 터진 그 여자도, 아내를 패는 그 쓰레기 새끼도, 다른 방에 있던 꼬맹이도...
근데, 기억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끔찍하게 추웠단말야. 거기다 레바숄에는 지방 정부도 없어서 사람들을 피난시킬 공간도 없었다고. 200명이 집 없는 아이 꼬라지가 난다니까. 마지막으로, 널 제외하면 그 건물이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공무원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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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상상이 네 머리를 스쳤어. 그래서 넌 파트너를 불렀지. JV(이니셜만 쓰여있다)는 아직 깨있었어. 즉시 현장에 왔지. JV는 건물 안전법을 수강하지는 않았지만 널 믿었어. 경찰 다섯명을 더 불렀고, 일곱명이 모든 집을 돌아다니며 상황을 설명했어.
내력벽이 무엇인지. 각변위가 어떻게 되는지. 전부 다... 널 믿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 대부분은 아니었어. 강제로 끌어낸 사람도 있었어. 네게 총을 겨눈 사람들도 있었지. 20시간이 걸려 철수작업을 완료했어. 200명이 밖에 서서 떨고 있었어. 아이들이 울기 시작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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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계산에 따르면 반드시 무너질 거였어. 그리고 현실은 무너지지 않았고. 마치 어떤 사악한 무언가가 그 건물을 붙잡고 있는 것 같았어, 입을 벌리고 있는 함정처럼. 사람들을 다시 유혹하려고. 한 명 한 명씩. 사람들은 이미 돌아가고 있어... 지금 적어도 사십 명은 거기에 살고 있을 거야.
지금 말하는 동안에도. 그리고 넌 그들이 돌아가는 걸 막을 수 없어. 모두들 널 증오하거든. 널 혐오해. 네가 자신들을 집에서 쫓아냈다고 생각하지. 날이 갈수록 그들은 너를 더더욱 증오할거야. 그리고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겠지.
정확해. 이 기록들은 아주 명확하게 남아 있어. 이 사건에 대해 네가 서류 작업를 했던 모양이야. 그래서, 이 다음엔 뭘 읽고 싶어? (왜냐면 무너져가는 공동주택 사건에 대해 네가 더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거든.)